최근 본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백치'(원작은 도스토옙스키의 '백치')에 나온 카네이션에 대해 적어둔다. 미슈킨(일본어 이름이 따로 있지만)이 아글라야의 집을 방문하며 카네이션 한 다발을 가져간다. 카네이션 꽃말이 사랑 아니냐며 그 댁의 누가 지적하자 아글라야의 아버지가 서양 풍습이라 상관 없다고 얼버무린다. 영화 속 카네이션은, 흑백 영화라 색깔이 안 보이지만 - 영어 자막은 'red' - 그러나 옅은 색으로 보여 분홍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식물 이야기 사전'(찰스 스키너 지음, 윤태준 옮김)에 따르면 카네이션이 "예수가 태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핀 꽃"이라고 하니 크리스마스에 꽂아도 의미가 통하겠다.

The Carnations - Kimon Loghi - WikiArt.org


[도스토예프스키의 걸작 장편소설 창작기]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5d0480b004 '백치' 항목 참조.

A Man holding a Carnation to a Woman's Nose. An Allegory of the Sense of Smell, 1660 - Nicolaes Maes - WikiArt.org





예전에는 빨간색 카네이션보다 분홍색 카네이션이 더 흔한 품종이었다. 분홍색이 살코기 색과 비슷해서 고기를 뜻하는 ‘carne’라는 단어에서 카네이션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대관식coronation’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고대에는 이 꽃으로 왕관을 꾸미고 화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카네이션이 연인들의 무덤에서 핀다는 믿음도 널리 퍼져서 장례식 화환으로도 쓰인다. 한편, 예수가 태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핀 꽃이라는 이유로 기쁨을 상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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