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 소재인 슈니츨러의 소설을 읽고 나니 도스토옙스키의 '노름꾼'이 떠올랐다. 열린책들 '노름꾼'(이재필 옮김)에 실린 작품 평론 '『노름꾼』과 두 번째 결혼, 외국에서의 생활'(꼰스딴찐 모출스끼)로부터 일부 가져온다.


At the gambling house, 1910 - Alexandre Benois - WikiArt.org


Gamblers, 1852 - Pavel Fedotov - WikiArt.org






여기에 실린 작품 평론은 K. B. 모출스끼의 『도스또예프스끼; 생애와 창작』(모스끄바, 1947) 가운데 한 장(章)인 「『노름꾼』과 두번째 결혼, 외국에서의 생활」(pp. 373~377)을 번역한 것이다.

소설 『노름꾼』은 1863년 단편소설의 형식으로 구상되었다.

소설은 27일 동안 즉흥적으로 쓰였고, 그 때문에 최초의 계획에서 온전하게 남은 것은 룰렛 도박의 상세한 묘사뿐이었다.

『노름꾼』에서는 외적인 행위 ─ 생생하고 다양하며 극적이다 ─ 가 내적인 행위를 압도하고 있다. 성격 묘사와 감정의 분석보다는 예상 밖의 인상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우세하다.

화자는 〈러시아의 추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러시아인들은 그 재능이 너무 많고 다양해서 자신에게 알맞은 형식을 발견하지 못하는 거예요. 여기서 문제는 바로 형식에 있습니다. 우리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풍부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천재적인 능력이 필요합니다.〉

러시아의 혼돈이 가라앉으면 과연 러시아의 질서와 조화가 창조될 수 있을까? 러시아의 〈긍정적이고 훌륭한 인간〉은 언제 나타날 것인가? 이러한 생각과 함께 도스또예프스끼는 자신의 다음 소설 『백치』의 테마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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