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앤 아버스의 사진

'터프 이너프'(데보라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로부터 발췌한다.  



니콜 키드먼이 다이앤 아버스를 연기했다. [기묘함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그녀 - 전기영화 ‘퍼’의 소재가 된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9856 아래 발췌글에서 아버스의 편지 수신인인 마빈 이스라엘은 영화 '퍼'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허구의 남성 캐릭터에 반영된 인물이라고 한다.


사진 찍힌다는 것은, 조금, 상처가 되는 것 같아.- 다이앤 아버스, 마빈 이스라엘 Marvin Israel에게 보낸 편지

아버스의 사진 스타일, 그리고 왜 그 스타일이 그녀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서 해결되지 않을 듯한 공감empathy 논쟁을 불러일으켰는지를 생각해보기 위해 아버스의 장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여전히 아버스와 가장 연관되는 장르는 다큐멘터리이다.

손택은 아버스를 한 가지 다큐멘터리 전통, 즉 미국 개혁주의의 일환으로 위치시키고는, 아버스는 감정을 동원시키는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더 넓은 의미에서 연민의 감수성을 좀먹게 한다고 보았다.

동시대인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비평가가 보기에 아버스의 사진들은 숨겨진 사회적 유형을 대중들 앞에 내어놓는 것이든 평범한 사회적 유형의 숨겨진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든, 모두 어떤 식으로든 노출exposure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묘사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게 바로 이 모든 게 조금씩 이야기하고 있는 바다. 다른 사람의 비극이 자신의 비극과는 다르다는 것."

"나는 좀 두 얼굴의 인간 같다. … 그건 정말로 뭐랄까 괴로운 일이다. 나는 그냥 너무 나이스하다. 모든 게 우와아아이다. 내 입으로 ‘멋져요’라는 말을 하면… 그건 정말 진심으로 멋지다고 말한 거다. 그건 내가 그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뜻이 아니다. 내 아이들이 그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키스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게 놀랍도록, 부정할 수 없도록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행에서 면제받아 괴로워하느니 세상의 역경을 만나겠다는 아버스의 결심이 손택이 주장했듯이 나이브하건 아니건, 아버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기형들을 늘 "왕국"과 "귀족"과 결부시켰다.

그녀는 사진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치료되어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고통을 택했다.

"내가 찍지 않았다면 아무도 보지 않았을 것들이 있다고 나는 정말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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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터프 이너프 / 손택과 아버스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11-10 15:06 
    '터프 이너프'(데보라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의 수전 손택 편에 있는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에 관한 대목으로부터 가져왔다. Puerto Rican Woman with a Beauty Mark, 1969 - Diane Arbus - Wiki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