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 이너프 / 다이앤 아버스

'예술가의 일'(조성준 지음)의 '1. 경계를 지우고 먼 곳으로' 중 '이상한 것들의 마법사 다이앤 아버스'를 읽었다.  



니콜 키드먼 주연 영화 '퍼' Fur: An Imaginary Portrait of Diane Arbus(2006) 예고편 cf.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9872


50년도 채 못 살고 세상을 떠난 다이앤은 생전 단 한 권의 사진집도 내지 않았다. 개인전을 연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의 사진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

뉴욕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다이앤은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던 사진작가 앨런 아버스를 만나 열여덟 살에 결혼했다. 다이앤은 남편 앨런에게 사진 기술을 배웠다. 부부는 《보그》와 《하퍼스바자》 같은 화려한 패션잡지사와 일하며 성공한다. 예민한 예술적 기질 때문인지 다이앤은 곧 상업사진에 염증을 느낀다. 거기에서 불거진 의견 차로 다이앤과 앨런은 찢어진다. 이후 다이앤은 스승 격인 사진작가 리제트 모델을 만난다. 리제트는 주로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렌즈에 담는 예술가였다. 리제트의 예술 세계를 다이앤도 이어받는다. 다이앤은 깜깜한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 앞에서 ‘찰칵’ 셔터를 눌렀다. 1967년 미국 뉴욕근대미술관에서 열린 ‘뉴 도큐먼트’전에 동료 작가 작품과 함께 다이앤의 사진이 걸렸다.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장애인, 떠돌이, 동성애자 사진을 두고 "금기를 깬 예술가"라는 찬사와 동시에 "도대체 이 불쾌한 사진은 무엇인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다이앤은 자신의 모델을 두고 이런 말을 남겼다. "대부분의 사람은 외상에 대한 끊임없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기형인들은 외상과 함께 태어난다. 그들은 이미 삶의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귀족이다."

깊은 우울의 늪에 빠졌고, 거기에서 허우적거렸다. 다이앤은 결국 1971년 48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후 1972년 뉴욕에서 열린 회고전은 2개월 동안 20만 명을 동원했다. 전 세계 순회전까지 합치면 700만 명이 다이앤을 추모했다. 미국인 사진작가 중 최초로 비엔날레에 초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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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술하는 습관 / 다이앤 아버스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11-09 16:44 
    '예술하는 습관'(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부제: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 원제 : Daily Rituals: Women at Work - 중 '사소한 습관으로 불안을 잠재우다' 편에 실린 '다이앤 아버스 – 사진을 찍는 일은 인내의 과정'으로부터 발췌한다. Cataclysm: The 1972 Diane Arbus Retrospective Revisited | EXHIBITION PREVIEW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