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 이너프'(데보라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 의 수전 손택 편 중 마지막 소목차 '무력함과의 로맨스'가 출처이다. 

Adrienne Rich with Susan Sherman 1983 Photo by Colleen McKay By Ovaryian, CC BY-SA 4.0






1975년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실린 〈매혹적인 파시즘〉을 놓고 에이드리언 리치Adrienne Rich와 편지로 열띤 공방을 주고받을 때 손택은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정신(‘지적 실천’)과 감정(‘느껴지는 현실’) 간에 불쾌하고 위험한 안티테제를 조장하는 페미니즘 분파와는 연을 끊고자 합니다. 지성의 규범적 미덕을 범속하게 폄하하는, 정확히 이런 부류의 사고가(도덕적 주장의 불가피한 복수성을 인정하고, 격정은 물론이고 망설임과 초연함에 정당한 권리를 부여해) 파시즘의 원류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수난을 겪으면서도 금욕적인 북베트남인들에게 유혹당해 감정의 공유에 대한 미국인의 열광을 끌어안은 손택은 연민의 유혹, 소위 서구세계가 무력함과 벌인 로맨스를 역사화하는―정치화하는―작업을 하며 1970년대를 보내게 된다.

*"Feminism and Fascism: An Exchange", New York Review of Books, March 20, 1975. 이는 1975년 2월 6일 같은 지면을 빌어 발표된 서평 〈매혹적인 파시즘〉을 리치가 비평한 글에 대한 반박으로 기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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