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영 번역가가 옮긴 에드거 앨런 포의 '유레카'란 책을 발견하여 '옮긴이의 말'로부터 일부를 발췌했다.
Edgar Allan Poe's house in the Bronx. By Zoirusha
에드거 앨런 포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과학 분야에서도 남다른 지식을 자랑했다. 잡지 편집장으로 일하던 시절에는 지면을 미처 채우지 못했을 때마다 최신의 과학적 발견을 소개하고 원리를 설명했다. 포가 살았던 빅토리아 시대에는 과학이 아직 신사의 취미였다. 비록 관찰이나 실험을 직접 하지는 않았어도 포는 당대 과학자들의 저작들을 탐독하며 최신 과학 조류에 정통했을 것이다.
《유레카》는 단 500부만 발행되었으며— 포가 이 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선인세 14달러뿐이었다고 한다—문학 평론가에게도 과학자에게도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문학 평론가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과학적, 논리적이었고 과학자가 납득하기에는 너무나 사변적이었다. 그럼에도 후대의 일부독자들은 《유레카》에 열광했으며, 이 책이 현대 과학의 많은 발견들을 예견했다고 평가했다.
포는 자신이 과학적 진리를 발견했다고 믿었을 것이며, 그의 여러 주장에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의 성과에 친숙한 독자는 《유레카》의 옥에 티가 거슬려 읽기가 고역일 것이다. 그럴 땐 지금 170년도 더 지난 과학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그러면 조금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 옮긴이의 말 · 우주라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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