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한나 아렌트의 작은 극장'을 보았다. 내용은 말년의 아렌트가 꾸는 꿈 또는 몽상에 가까운데, 유언 같은 필사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다. 책을 펼치면 아렌트는 자신의 마지막 저서 '정신의 삶'을 완성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여우와 늑대가 상징적으로 '한나 아렌트의 작은 극장'에 등장하는데, 이사야 벌린의 여우가 생각난다. 


[‘고슴도치형’과 ‘여우형’, 당신은 어느 쪽?]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457808.html (김태권) 


늑대의 경우 '리바이어던'(토마스 홉스 지음, 하승우 풀어씀)의 늑대를 찾아 아래에 발췌한다.


독일 여성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의 영화 '한나 아렌트'  http://cine21.com/news/view/?mag_id=99962

홉스는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라고 말했다. 하지만 홉스는 성선설이나 성악설처럼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니다. 홉스는 추상적인 윤리를 구체적인 인간의 삶에 적용하지 않았다. 홉스는 인간이 동물처럼 너무 본능적이라 늑대와 닮았다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인간이 다른 사람을 늑대처럼 공격하는 것은 본능이나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탁월한 능력인 이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냉철하게 계산할 수 있는 덕분에 먼저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속이거나 집단 폭행을 한다. 홉스는 이런 인간의 공격적인 성향은 단순히 교육이나 훈련만으로 조절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려는 인간은 자신의 목숨과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인간의 힘에 대한 욕망은 그것을 가로막는 차단막이 없을 경우 무한대로 증가한다. 따라서 리바이어던이라는 절대 권력이 개인의 이런 무한 욕망을 가로막을 때만 사회의 평화와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 이처럼 홉스의 기본 전제는 절대 권력이 아닌 철저한 개인주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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