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온라인 상영회 예고 | 연극 인형의 집(2020)


'신령님이 보고 계셔-홍칼리 무당일기'로부터 옮긴 아래의 글은 신내림 받기 전의 상황이다.


수행처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나를 다른 곳으로 이끌려던 존재가 이미 있었다. 조울증으로 고생하던 나는 종종 꿈에서 죽음을 체험했다. 깨어 있을 때도 반수면 상태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날들이 많아졌다. 반은 이생에 눈뜨고 반은 죽은 채로 지내던 어느 날, 어떤 사건을 계기로 노라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 꿈속에서 처음으로 노라를 만났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졌다. 꿈에서 만난 노라는 또 다른 나처럼 느껴졌다.

꿈이 흩어지기 전에 노라를 쓰고, 노라를 검색했다. 노라는 헨리크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 나오는 주인공이었다. 춤과 모험을 사랑하는 사람, 엄마나 아내나 여자이기 전에 노라로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나는 노라를 따라 나선형 계단 밑으로 끝까지 내려가기로 했다. 노라가 출구를 알려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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