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이태준가옥
[네이버 지식백과] 달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821294&cid=46645&categoryId=46645
야무지지 않아도 정이 가는 사람인, 별명 '노랑수건' 황수건의 이야기로서, 항일정신이 드러나진 않지만 일제치하의 풍경이 묘사된다.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도 듣는 재미가 있다. 황석영 작가가 우리 문학 명단편 읽기에서 이태준의 이 소설을 뽑았다. 방북해서 전해 들었다는 북에서의 이태준의 말년이 안타깝다. https://www.khan.co.kr/article/201112231930415 황석영이 읽은 '달밤'
황수건은 그의 말대로 노랑수건이라면 온 동네에서 유명은 하였다. 노랑수건 하면 누구나 성북동에서 오래 산 사람이면 먼저 웃고 대답하는 것을 나는 차츰 알았다.
선생들이 교실에 들어간 새 손님이 오면 으레 손님을 앉히고는 자기도 걸상을 갖다 떡 마주 놓고 앉는 것은 무론, 마주 앉아서는 곧 자기류의 만담 삼매로 빠지는 것인데, 한번은 도 학무국에서 시학관이 나온 것을 이 따위로 대접하였다. 일본말을 못 하니까 만담은 할 수 없고 마주 앉아서 자꾸 일본말을 연습하였다.
"센세이 히, 오하요 고자이마스카(선생님, 안녕하세요)?…… 히히 아메가 후리마스(비가 옵니다). 유키가 후리마스카(눈이 옵니까)? 히히……."
시학관도 인정이라 처음엔 웃었다. 그러나 열 번 스무 번을 되풀이하는 데는 성이 나고 말았다. 선생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종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한 선생이 나와 보니 종 칠 것도 잊어버리고 손님과 마주 앉아서 ‘오하요 유키가 후리마스카……’ 하는 판이다.
그날 수건이는 선생들에게 단단히 몰리고 다시는 안 그러겠노라고 했으나,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해서 그예 쫓겨 나오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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