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7.8월호에 발표한 장강명의 단편소설 '적당한 자의 생존'은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활용하여 코로나 시대 한국 노동현실의 한 단면을 묘사한다.
Bertolt Brecht, 1961 By Adolf Hoffmeister
올해 나온 브레히트 번역시집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공진호 역)의 목차에는 '나, 생존자'가 보인다(아래 옮긴 글 참조).
브레히트가 쓴 시의 원제는 ‘나, 생존자(Ich, der Überlebende)’다. 독문학자이기도 했던 김광규 시인이 이 시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제목을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고 바꿨다. 같은 시의 영어 제목은 그냥 ‘생존자(The Survivor)’다.
독일어 시에서 꿈에 나타난 친구들은 화자에게 "Die Stärkeren überleben"이라고 말한다. 김광규 시인은 이 말을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로 옮겼다. 영문 시에는 같은 문구가 "Survival of the fittest", 즉 적자생존(適者生存)으로 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가장 적합한 자(the fittest)의 생존’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살아남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자가 될 필요는 없다. 남들보다 좀 더 적합한 자(the fitter)이기만 하면 된다. - 장강명, 적당한 자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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