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이 본 것'(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어릴 때 '그림 없는 그림책'이란 제목으로 읽은 기억이 나는 작품이다. 달님이 화가에게 와서 자신이 본 일들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오늘 발췌는 제3화로서 비애를 자아내는 내용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 Julita ❄️♡💛♡❄️님의 이미지 


 

낡은 장미나무 울타리 위에서 장미꽃들은 이미 시들어가고 있었지. 장미덤불은 무성하게 자라 길 위까지 뻗어 나왔고, 사과나무 가지들을 휘감고 있었어. 여기저기 아직 꽃 핀 장미꽃이 있었지만 꽃의 여왕다운 기품은 사라지고 없었어. 하지만 그 빛깔과 향기는 여전했지. 사실 그 목사의 어린 딸이 장미꽃보다 훨씬 더 사랑스러웠어.

가엾게도, 장미 같은 나의 아이는 목사관 정원에서 자라던 장미처럼 점점 더 거칠어졌어. 인생사 모든 일에는 비극이 들어있는 법, 오늘 밤 나는 그녀의 최후를 지켜보게 된 거야.

좁은 골목에 있는 어떤 집 침대에 그녀가 누워 있었어. 그녀는 죽을병을 앓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난폭하고 잔인한 집주인이 들어오더니 그 추운 방에서 고작 하나 덮고 있는 얇은 이불을 확 잡아 던졌어.

"일어나! 뻔뻔한 것 같으니라고! 당장 일어나서 옷 입어.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거리로 내쫓아 버릴 거야! 빨리! 당장 일어나라고!"

그녀가 대답했어. "제발! 죽음이 내 심장을 갉아먹고 있어요! 제발 쉬게 해주세요!"- 세 번째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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