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눈 뜨고 잠자리에서 누워 꼼지락거리다가 문득 예정에 없던 책을 시작했다. 이 달의 첫 날이라 새로운 마음으로 새 책을 보고 싶어진 모양이다. 8월에 나온 오디오북 '관계의 말들(부제:함께 또 따로 잘 살기 위하여)'- 오프닝 '들어가는 말'은 저자 홍승은이 직접 또박또박 천천히 읽어준다. 저자가 낭독하니 특별한 느낌이다. 저자 본인도 그럴 것 같다. 글자로 된 책도 열어본다. 짧은 글이 이어져 있다. 총 백 개. 꼭지마다 인용으로 시작하는 구성이다. 인용 중 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라는 저자의 글을 발췌한다. 처음 듣는 작가인데 '빈 일기'란 책의 제목이 인상적이다. 부제 '침묵을 넘어 진화하는 여자들' 원제 'When Women Were Birds'(2012)로서 작년 초에 번역출간되었다. 역자 성원은 '백래시' '여성 인종 계급' '캘리번과 마녀' 등을 옮겼다. 이 분의 번역서 중 올해 나온 책들도 찾아둔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나를 죽일 수 있다는,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예기치 못한 파도로 나를 익사시키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는 진실을 체득하게 되었다. 아울러 내가 나에게 상처 주는 것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곳 역시 이곳이었다. 나는 그 어떤 위험에도 다시 일어나 파도를 향해 뛰고 또 뛰는 나의 능력을 믿었다. - 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 『빈 일기』(낮은산, 2022) 문장 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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