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 연보에서 메리가 남편 퍼시와 함께 시극 '페르세포네'를 썼다는 사실을 읽고 여신 데메테르와 딸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찾아 보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주 많은 책이 있지만 여성 작가 이디스 해밀턴이 쓴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골랐다. 

프레데릭 레이튼, 페르세포네의 귀환 1891 출처: 위키아트(퍼블릭도메인)


데메테르가 납치된 딸 페르세포네를 저승신 하데스로부터 되찾았지만 완벽한 회복은 아니었다. 페르세포네는 일 년 중 넉 달은 하데스의 곁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극 '페르세포네'

두 여신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이야기에서 가장 주요한 주제는 비애의 관념이다. 추수기 풍요로움의 여신인 데메테르는 해마다 자신의 딸이 죽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비통한 어머니다. 페르세포네는 봄과 여름의 빛나는 처녀로, 메마르고 건조한 언덕 위로 그녀의 빛이 발을 들여놓기만 해도 모든 것을 싱그럽게 바꿔 꽃을 피우기에 충분했다. 사포(Sappo)는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꽃의 발걸음이 튀어 오르는 소리를 듣네….

그것은 페르세포네의 발걸음이었다. 페르세포네는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짧은지 알고 있었다. 과실, 꽃, 잎사귀, 대지에서 자라나는 모든 생명은 추위가 다가올 때 모두 종말을 맞이할 것이며 자신처럼 죽음의 힘에 지배받게 될 터였다. 암흑세계의 주인이 자신을 납치한 이후로 페르세포네는 꽃이 만발한 들판에서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즐겁게 뛰노는 처녀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다시 솟아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페르세포네는 전에 있던 곳의 기억도 함께 가지고 돌아왔다. 그녀의 밝은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페르세포네 주위에는 기묘하고 장엄한 그 무언가가 있었다. 페르세포네는 "그 이름을 발설하면 안 되는 처녀"로 불릴 때가 자주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죽을 운명을 타고난 불행한 인간과는 동떨어진 ‘결코 죽지 않는’ 행복한 신들이었다. 그러나 비탄에 빠지거나 죽음의 순간이 다가올 때 인간은 슬픔을 경험했던 여신 데메테르와 죽음을 경험한 여신 페르세포네의 자비에 기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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