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를 배불리 먹은 하와(이브)의 포부와 열정이 대단하다.
아담과 하와, 뱀이 조각된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의 정문. By Rebecca Kennison - 자작, CC BY 2.5,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노트르담 드 파리 [Notre Dame de Paris]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크 어빙, 피터 ST. 존, 박누리, 정상희, 김희진)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10285&cid=42664&categoryId=42664
실제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지식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먹어본 과실 중에서 이렇게 달콤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열매는 기가 막힌 황홀한 기쁨을 그녀에게 맛보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 같은 것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하와는 죽음을 먹고 있는 것인 줄도 모른 채, 정신없이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먹었고, 그러다가 마침내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만큼 배가 불러오자, 마치 술기운이 거나하게 올라온 것처럼 기분이 한껏 좋아지고 유쾌해져서 이렇게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 낙원의 모든 나무들 중에서 가장 힘 있고 보배로워서 그 열매를 먹는 자마다 복된 지혜를 줄 수 있는 효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는 마치 아무런 목적도 없이 생겨난 쓸데없는 것인 양 욕을 먹고 이렇게 무시를 당하며 그대의 아름다운 열매들을 매달고 버려져 있던 최고의 나무여,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아침마다 일찍 나와서 합당한 찬미의 노래로 그대를 칭송하며 정성껏 돌보는 것은 물론이고, 그대의 모든 가지들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많은 열매들, 모두가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이 열매들을 부지런히 따먹어서, 다른 나무들이 자신들이 줄 수 없는 것을 그대가 내게 주는 것을 시기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대가 주는 자양분으로 말미암아 지식에서 점점 더 자라가서, 모든 것을 아는 신들처럼 되고 말리라. - 제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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