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의 베케트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의 베케트 숙소 By Mx. Granger - Own work, CC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12539074


* '마음의 발걸음'은 리베카 솔닛의 아일랜드 여행기이다. [아일랜드를 사유하는 솔닛의 여행]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2010161407001




아일랜드와 베케트의 관계는 그의 작품만큼이나 모호하고 복잡하다. 베케트 스스로 삶과 작품은 분리되어 있다고 말해왔다. 베케트는 또한 아일랜드의 문예 부흥 작가들의 노골적인 아일랜드 언어, 문화, 종교, 신화 탐구와는 분명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지역적, 정서적, 철학적, 종교적, 심리적 뿌리 없는 인간 조건의 탐색이다. 하지만 베케트의 공식 전기 작가인 제임스 놀슨은 베케트를 처음 인터뷰하던 날 어린 시절 베케트가 아일랜드에서 보고 들었던 이미지가 작품에 자주 등장함을 언급한다. "남자와 소년이 손을 잡고 산맥을 따라 걸어가는 것; 다른 나무들보다 일주일 먼저 색이 변하는 낙엽송; 집 위 언덕 위에서 돌 자르는 기계가 돌을 부수는 소리" 등을 예로 들자 베케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들은 강박증적인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의 말처럼 베케트의 작품에 아일랜드는 곳곳에 남아 있다.

90년대에 들어와서 아일랜드의 역사적, 문화적, 언어적, 지리적 맥락 안에서 베케트 읽기가 일련의 비평가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사실상 베케트 작품에서 아일랜드의 흔적은 구석구석에 포진해 있다. 베케트 작품 안에서 아일랜드가 발견된다는 것이 이 작품을 근본적 소외와 유랑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더 흥미롭게, 그리고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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