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포스터(2011) By Fewskulchor - Own work, CC BY-SA 3.0, 키미디어커먼즈

소설에 몰두하던 베케트는 1947년, 『자유(Eleutheria)』를 시작으로 희곡을 쓰기 시작한다. 베케트는 "산문쓰기가 몰아넣은 끔찍한 우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희곡을 쓰게 되었어요"라고 희곡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그 시절의 삶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연극은 기분전환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쓰게 된 것도 별로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고도』는 1948년 10월 9일에 시작하여 1949년 1월 29일 탈고될 정도로 아주 빨리 쓰였다. 희곡을 쓴다는 것은 베케트에게는 지적인 게임인 동시에 보다 통제 가능한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무대장면, 배우들의 움직임, 음향효과, 조명 등을 통해서 베케트는 막막한 언어의 세계보다 통제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내었다.

『고도』의 초창기 공연 중 가장 특이한 것은 1953년 11월, 독일의 루트링하우센 교도소에서 있었던 공연이었다. 불어판 작품을 구해 독어로 번역하고 공연 허가를 받은 한 재소자는 작가에게 편지를 쓴다. "감옥에서는 도둑들과 사기꾼들, 폭력배 등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누추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라는 편지는 베케트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베케트는 이후 교도소와 수감자들에 대한 큰 관심을 갖게 되고 캘리포니아의 샌 쿠엔틴 교도소 공연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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