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 없는 꽃의 삶'은 '길고 긴 나무의 삶'을 쓴 피오나 스태퍼드의 책이다. '길고 긴 나무의 삶'의 원제는 'The Long, Long Life of Trees'이고 - 길다는 형용사를 두 번이나 썼다. 이 책 '덧 없는 꽃의 삶'의 원제는 'The Brief Life of Flowers', 대조적인 제목으로 나무와 꽃을 다룬 이 두 권의 책이 식물 시리즈로 묶여 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chulmin park님의 이미지
해마다 6월과 7월이면 영국 전역에 낙관주의가 과거의 기억을 물리치며 퍼지는 탓에 마을 축제나 음악 축제, 가든파티, 크리켓 경기, 결혼식, 자선기금 모금을 위한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데 이런 행사들만큼이나 장미들도 비에 망가지기 쉽다. 진딧물을 떼어내고 검은무늬병, 녹병이나 흰곰팡이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하며 소중한 품종을 키워온 자부심 넘치는 정원사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무시무시한 재앙일 수 있다. 강풍에 줄기가 휘어지고 큼직하고 완벽하게 피어난 꽃들이 부서져 꽃잎이 폭포처럼 떨어져내린다. 예상치 못한 폭염도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떨어진 꽃잎들은 1, 2초간 부드럽게 공기를 떠다니다가 너무나 빨리 땅으로 떨어져버린다. 색이 빠지고 형태가 녹아내리며 결국 잔디밭 위 흰 반점만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