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에 프로이트는 자신이 아끼는 딸 아나와 함께 온천지 마리엔바트로 여행을 떠난다. 휴양도 하고 내적인 힘을 키워 중요한 싸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바로 9월 초에 뮌헨에서 열리는 ‘제4차 국제정신분석학술대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프로이트는 융을 비롯한 변절한 취리히 정신분석학자들을 처음으로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물론 마리엔바트는 프로이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른팔의 류머티즘에도 우울증에도. 프로이트는 이렇게 쓴다. "나는 거의 글을 쓸 수 없다. 우리는 이곳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날씨는 춥고 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