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품집 '배반의 여름'과 '대범한 밥상'에 실린 단편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은 기가 막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4860&cid=41708&categoryId=41737






2023년4월4일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470516_36207.html 강원도 동강 근처 꼿꼿한 할미꽃 '동강할미꽃' 뉴스. 사람들이 그 모습을 눈과 사진에 담으려고 극성을 부리고 있나 보다.






지금까지 한두 사람의 노파 이야기는 어느 친구한테 들은 실제로 있었던 노파들 이야기다.

그들은 하나같이 욕되도록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노파라든가 할머니라든가 하는 중성적인 호칭이 안 어울리는 강렬한 여자다움을 못 버렸었다. 여자라는 것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나는 차마 그들을 노파라고는, 할머니라고는 못 하겠다. 여자라고밖에는.

성적인 의미의 여자라도 좋고, 나의 할머니가 툭하면 몸서리를 치면서 전생으로부터 특별히 많은 죄를 짊어지고 태어났다고 믿는 족속으로서의 여자라도 좋고, 심심한 남자들이 각별히 심심한 시간에 그 족속들에게도 영혼이라는 게 있나 없나를 무성의하게 회의하는 대상으로서의 여자라도 좋고, 아기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얼굴과 호칭을 익히는 엄마로서의 여자라도 좋다. 아무튼 그 노파들은 여자였다고, 죽는 날까지 여자임을 못 면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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