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sol_book/222943359679 솔출판사_단단한 물체들


[「벽 위의 자국」을 쓴 이듬해인 1918년,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에 울프는「단단한 물체들」이라는 또 한 편의 특이한 단편 소설을 쓴다.

 

이 작품의 역사적 상황은 고철수집이나 유리부족으로 환기되는 전시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벽 위의 자국」이 탐구한 바 있는, 사물과 존재에 대한 습관적 사유와 전쟁과의 연관성이라는 좀 더 깊은 차원의 역사적 현실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존의 ‘폐물’ 수집은 정치에 대한 환멸과 분리될 수 없고, 사물의 가치를 근대 산업자본주의체제 내에서의 쓸모 여부로만 판별하는 찰스가 성공적인 정치가로 살아남는 세상에서 존은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작품은 지극히 울프다운 방식으로 전쟁을 해부하고 있다.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두 정치가의 상이한 행보를 보여주는 단단한 물체들」은 물체들에 대한 비관습적, 비습관적 사유를 시도함으로써 반전·평화주의적 행위로서의 생각하기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출처: 손영주, “생각하는 일이 나의 싸움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사유, 사물, 언어(2014)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1913206

런던의 제1차세계대전 종전 퍼레이드 1918년 11월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빌어먹을 놈의 정치!"

하루하루 시간이 흘렀다. 그는 더 이상 젊지 않았다. 정치인 경력도 과거지사가 되었다.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다. 너무 말수가 적으니 그를 정찬에 초대할 이유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진지한 포부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게 사람들의 행동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체 무슨 일로 모든 걸 순식간에 포기했지?" "난 포기하지 않았어." "허나 자넨 이미 가망이 없어." "그 부분은 동의할 수 없네."

- 견고한 것 solid objects(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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