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영국 공습(1940)


[런던 폭격이 목전의 현실이 된 1940년 10월 21일, 울프는 일기장에 “생각하는 일이 나의 싸움이다”(thinking is my fighting)라고 쓴다. 두 달 전 8월 여성 문제에 관한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강연문인 「공습 중에 든 평화에 관한 생각들」(“Thoughts on Peace in an Air Raid”)에서는 영국이 독일/적군에 맞서 싸우는 가운데 당장이라도 공중폭격이 개시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울프는 어떻게 하면 평화가 도래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평화는 적군을 단죄하고 그것이 자유든 정의든 ‘우리’의 전쟁의 정당성을 내세움으로써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생면부지의 남을 총으로 쏘는 것”이 영광이라는 믿음과 그 이면에 놓인 “싸움의 본능”(fighting instinct), 그리고 군인과 민간인, 정치가나 선동가 할 것 없이 휩쓸려 있는 “잠재의식적 히틀러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시류에 반하는 사유”를 함으로써 도래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각함으로써 평화를 존재하게”(think peace into existenc)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지탱되며, 이들과 싸우기 위해 울프는 ‘생각하기’를 결단한 것이다.]출처: 손영주, “생각하는 일이 나의 싸움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사유, 사물, 언어(2014)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1913206 손영주



우리는 영국 청년들이 자기 내면에 잠재된, 메달과 훈장에 대한 애착을 뿌리 뽑도록 도와야 한다. 내면의 투쟁 본능, 잠재의식에 숨은 히틀러주의를 정복하려고 애쓰는 사람을 위해 더 고결한 활동을 창조해야 한다. 총을 잃은 남자에게 보상을 주어야 한다.

영광과 총을 잃은 청년들에게 보상하려면 창조적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행복을 창조해야 한다. 젊은이를 전투기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그가 갇힌 감옥 밖으로, 환한 세상으로 데리고 나와야 한다. 하지만 독일 청년과 이탈리아 청년이 여전히 노예로 남아 있다면 영국 청년의 감정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 버지니아 울프, 야간 공습 중에 평화를 생각하다(1940) * 버지니아 울프는 1940년 ‘현 시대 여성문제에 대한 미국 학술 토론회’에 보내기 위해 이 글을 썼다. <Thoughts on Peace in an Air Raid>(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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