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k on the Wall is the first published story by Virginia Woolf. It was published in 1917 as part of the first collection of short stories written by Virginia Woolf and her husband, Leonard Woolf, called Two Stories.] https://en.wikipedia.org/wiki/The_Mark_on_the_Wall

버지니아 울프 부부의 집터 By MaxHund,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416900


아까 열 시에 현충일 사이렌이 길게 울렸다. 태극기를 내건 집들이 보인다.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벽의 흔적'(원제 The mark on the wall)을 읽는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발표작. 이 해에 울프 부부는 호가스 출판사를 차린다. '벽의 흔적'이 과연 무엇인지 그 정체가 작품 말미에 밝혀지는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그 부분은 옮기지 않았다. 


벽 위의 흔적들로 환상이 방해받는 것에 오히려 안도하였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오래된, 아마도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무의식적인 환상이기 때문이었다. 흔적은 작고 둥글었고, 하얀 벽 위 검은 흔적으로 벽난로 선반, 6 또는 7인치 위에 있었다.

그런데 저 벽 위의 흔적은 절대로 구멍이 아니다. 그것은 작은 장미 잎처럼 둥글고 검은 물체에 의해, 여름에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저 벽 위의 흔적이 진짜 무엇인지 직접 보아야만 한다. 못 흔적인가, 장미 잎인가, 나무 속 틈인가?

새들의 노랫소리는 6월에 대단히 시끄럽고 신기하게 들릴 것이 틀림없다. 곤충들이 나무껍질 위로 힘겹게 올라가고 태양이 나뭇잎의 얇은 초록 천막을 비추며 곤충들의 다이아몬드형 붉은 눈 정면에 내리쬘 때, 그들의 발은 얼마나 차가울까.

모든 것이 움직이고, 떨어지고, 미끄러지고, 사라지고 있다. 광대한 격변이 있다. 내 위에 서 있는 누군가가 말한다. "이 전쟁을 저주해야지. 이 빌어먹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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