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댈러웨이 부인」을 서구 문명에 대한 분석으로 보고 버지니아 울프가 암담한 현재적 상황에서 인류 문명이 나아갈 길을 여성주의자적 관점에서 모색하고 있다고 본다. 이 소설의 가설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1차 대전을 통해 그동안 서구문명을 전개시켜온 주인공들인 남성에 의한 가부장제적 통치가 사실상 실패했음을 드러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남성의 통치가 실패로 끝난 이상 이제 여성이 전면에 나가 그들만의 새로운 ‘문명’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논문은 가부장제적 서구 문명에 대한 울프의 비판과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울프의 신비주의적 페미니즘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이순구,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새로운 ‘문명’의 주체로서의 여성(2019)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506522 *이 논문은 저자가 작년 11월에 출간한 책 '버지니아 울프와 아웃사이더 문학'에 수록(책 목차 참조).
그러나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는 때로 극히 비인적(非人的)이다. 내가 죽어 없어진 뒤에도 이 세상은 여전히 존속하리라. 그것을 노엽게 여길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 절명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마음의 위안을 삼을 것인가 하고 클러리서는 생각한다. 사람들은 육체가 죽은 후까지도 남의 마음속에 살아갈 수 있다고 그는 믿었다. 어떠한 생이라도 죽음은 반드시 따라다니는 법이다.
영적인 세계를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그의 문체는 그렇기 때문에 비인적이고 침착하고 개성적이다. 우아하면서 산뜻하고 경쾌한 미, 광선과 같이 투명하고 맑은 감각, 정확한 표현, 움직여가는 감정의 흐름이 아울러 세련되고 깨끗한 뒷맛을 남겨준다.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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