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는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언니가 있다. 이 기사를 보면 한강은 언니가 생존했다면 자신은 출생의 기회가 없었을 거라고 여긴 모양이다. * 한강 작가 “소설 ‘흰’…고독과 고요·용기 불어넣어줘”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804251141001 아니 에르노도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언니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자신이 태어날 수 있었다는. 그러므로 '다른 딸'은 지금은 없는 언니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본인의 탄생담이다.



그렇게 당신은 여섯 살의 나이로 죽어야만 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오고 구원받을 수 있도록.

당신은 언제나 여섯 살에 머물러 있었고, 나는 세상으로 점점 더 나아갔지요. ‘계속 가고자 하는 드센 갈망‘으로요. - 이 표현의 의미는 스무 살에 엘뤼아르의 시에서 발견했어요 - 당신에게 온 것은 죽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나는 외동으로 살아갈 운명이었어요. 아이 하나만 갖겠다는 그들의 바람은 평상시 버릇처럼 하던 말속에 들어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하나니까 가능하지, 둘이면 힘들었을 거야‘라는 말이었어요. 이 말은 당신의 삶 혹은 나의 삶 하나만을 함축하고 있어요. 둘 다는 아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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