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 단편집 '목련초' 서두에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이렇게 적었다: "갓난아기가 세상을 처음으로 하나하나 체험해가는 자리, 거기에서 글쓰기를 감행한 유형으로 가장 뚜렷한 존재의 하나로 오정희 씨를 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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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오정희 [吳貞姬]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2006. 9. 18., 최시한, 우찬제, 김영민, 장수익, 강영주, 공임순, 정현기, 류보선, 김주언, 양진오, 이상경, 김미현, 허윤진)



여자는 침몰하는 배의 마스트에 꽂힌, 구조를 청하는 낡은 헝겊 쪼가리처럼 밤새 헛되고 헛되이 펄럭일 것이다. - 저녁의 게임

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그를 불렀다. 어서 오세요, 아니 제가 갈까요, 깃털처럼 가벼이 얹히겠어요. - 비어 있는 들

"어쨌든 곧 봄이니까요." "그럴 거에요. 봄은 어떤 사람에겐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지요."

민자는 걸레를 치워놓고는 유리문에 글씨를 썼다. 봄 꽃 나비, 봄 꽃 나비. 발돋움질로 열심히 봄을 기다리며 차가운 겨울 유리창의 성에에,

지난 시절, 어느 날, 차가운 얼음조각처럼 문득 와 박혔던, 가슴 두근거림으로 다가올 날들을 기다리던 소년의 동경이 수십 년 지난 지금사 비로소 맑게 녹아 흐르는 것일까.

"그 여자도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그 여자는 누구에게나 상냥했습니다. 그런데 내게는, 이젠 오지 마세요. 날 잊어버리고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세요라고 말했어요. 나는 공무원 시험을 칠 작정이었거든요." "그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 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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