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젊은작가상 심사경위로부터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는 이번 당선작 중에서 가장 길이가 긴 작품이다. 처음 읽을 때는 아주 쉽게 편안하게 잘 읽힌다. 두번째 읽으면 작품은 서서히 그 정교한 구조의 한 모서리를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의 문화교류’라는 표면적인 관계가 이 작품의 숨어 있는 주제의 은유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타자를 직접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와 타자 사이에 제3의 타자를 세워둠으로써 그 거울에 비친 나와 타자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 제3의 타자인 거울이 사람일 수도 있지만 사람으로 형상화된 ‘문학’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학이 어떻게 하여 때로는 해방이 되고 치유가 될 수 있는가를 깨닫기도 할 터이다. - 김화영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는 요즘 보기 드문 정통적인 단편의 미덕을 자랑한다.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여학교의 방문 학생 쇼코의 등장으로 ‘나’의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보이는 변화된 모습과 편지를 통해 이어지는 ‘나’와 쇼코의 관계, 청춘의 곤경 속에서 ‘나’가 가족을 이해하게 되는 서사는 언뜻 보면 교과서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나 조근조근 타박타박 꾸준히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신인답지 않은 힘은 어떤 새로운 감각의 소설보다 드물고 소중하다. - 권여선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를 놓치지 않고 읽게 되어서 다행이다. ‘소유’와 ‘쇼코’라는 두 여성이, 국적과 언어가 다르다는 차이점과 할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공통점에 골고루 힘입어, 상대방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며 삶의 한 시기를 통과해나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오해, 이해, 화해로 진행되는 전형적인 성장서사/가족서사라고 말한다면 좀 투박한 규정이기는 해도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이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을 주고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서랍 속에 있던 경장편소설을 줄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나는 그 경장편을 늘인 장편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 신형철


세 인물(나, 쇼코, 할아버지)은 서로 이중 삼중의 겹침을 이루면서, 동시에 각자의 고유한 무늬를 섬세하면서도 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미술시간에 배운 삼원색 표를 연상케 하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동그라미들이 이뤄내는 화음은 무척 인간적이고 애틋하다.- 임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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