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젊은작가상 작품집에 수록된 작가노트와 작품해설의 일부이다.
언제나 떠나고 싶으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여자애가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애는 왜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 여자애를 가로막고 있는 바다를 떠올렸다. 이 소설은 그 바다의 이미지에서 시작됐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나.
나는 간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배낭을 메고 가볍게 걸어가는 떠돌이처럼.
그건 내 오랜 꿈이었다. - 최은영
간단히 말하면 「쇼코의 미소」는 할아버지로 대변되는 가족관계의 굴레에 가로막혀 있을 뿐 자기 안에 특별한 가능성이 있음을 의심치 않던 주인공이 자신의 평범함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소유는 이제 막 자신이 가족 내지 천변의 작은 마을이라는 좁은 세계 안에 갇혀 있었음을 자각했다. 그것은 아렌트(Hannah Arendt)적인 의미에서 사적 영역에 해당한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인 그 안에는 타인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쇼코의 미소」가 보여준 성장 서사가 이만큼이나 우리를 잡아끄는 것은 아마도 그것이 근대 이후 우리 사회가 밟아온 과정을 응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양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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