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잔인한 달' 4월이 끝나간다. 특히 우리 나라는 세월호 이후 절대적으로 가장 잔인한 4월이다. '데리다'가 제목에 들어간 책을 살펴보다가 발견했던 'T.S. 엘리엇과 쟈크 데리다'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한 우리 나라 학자이고 본인이 시인이며 박사학위논문 제목이 'T.S. 엘리엇의 시와 문학비평의 해체론적 접근'이다. 민음사 문학전집 케루악의 '길 위에서'와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펭귄클래식 '위대한 개츠비' 등을 번역했다. 책의 서문을 보면, 호주 정부 장학금을 받아 호주 유학 기회를 얻은 저자는 거기서 해체론을 공부하게 된다. 

시드니대학교에서 만난 쟈크 데리다의 해체론은 나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만들었고, 엘리엇의 학문적 연구에 돌파구가 있다는 확신을 제공하였다. 오랜 세월 동안 계속 엘리엇을 읽으면서도 엘리엇 연구의 당대적 유효성, 왜 지금 엘리엇을 연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확실한 대답을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정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 호주의 국가경제 사정 때문에 중도 귀국하면서도 엘리엇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 한 권의 책이 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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