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햄릿

커튼콜

『햄릿』은 이 글의 논의와 관련하여 중요한 듯이 보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주인공이 원래부터 정신병 환자는 아니다. 다만 극에서 행위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정신병 환자가 되었을 뿐이다. (2) 주인공 내면의 억압된 충동은 우리 모두에게서 마찬가지로 억압되어 있는 그런 충동들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이 충동의 억압이 바로 우리 인격 형성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다. 그런데 극에서 연출되는 상황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바로 이 억압이다.

이 두 특징의 결과로 관객들이 주인공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쉬워진다. 말하자면 우리는 주인공과 똑같은 갈등에 빠지기 쉽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는 사람은 잃어버릴 이성을 가질 수 없다.> 레싱Lessing의 『에밀리아 갈로티Emilia Galotti』, 7막 4장.

- 프로이트, 무대 위에 나타나는 정신 이상에 걸린 등장인물들, 전집14

(3) 의식 속에 떠오르려고 애를 쓰는 충동은, 우리가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분명하게 인식하려고 해도, 뭐라고 정확히 이름 붙일 수가 없다는 사실이 바로 이 작품과 같은 예술 형식의 필요 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관객들에게서도 역시 이 과정은 회피된 관심 속에 이루어지게 되며, 관객은 벌어지고 있는 일을 자세히 살펴보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햄릿』에 나타난 갈등은 정말 효과적으로 감춰진 것이기에 그것을 드러내는 일(폭로하는 일)은 관객 자신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우리가 그 갈등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그 신경증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갈등을 인식함으로써 병을 치유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를 더 이상 병든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게 된다.

- 프로이트, 무대 위에 나타나는 정신 이상에 걸린 등장인물들, 전집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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