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상징적인 꽃을 개개인이 선택한 것을 중국에서 말하는 ‘내면의 보충’과 연관지을 수 있을까? 중국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정신적 공허함을 숨기기 위해 애호품을 지녀 보충한다고 여긴다. 아니면 그들로 하여금 순수한 제비꽃에 대한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도록 했던 것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까? 이것도 아니면 그들이 남ㆍ북반구 모두에 뿌리내린 이 식물의 엄청난 번식욕을 이미 알았던 것일까? 어떤 다른 식물 집단도 Violaceae만큼 질기고 목표 지향적이며 존재를 위한 투쟁에 성공적일 수는 없다. 3월 첫 개화 시기 후에 형성되는 덩굴에서 제비꽃의 흡입 뿌리가 자라나며, 이것은 다시 땅으로 내려가 거기에서 휘묻이할 때 모주가 되는 식물을 감고 빠르게 성장하여 어느 새 방석 모양으로 커 나가게 된다.
제비꽃은 여름에 뒤늦게 꽃을 피우고 꽃잎이 보이기도 전에 씨가 형성된다. 땅으로 향한 봉우리에서 자가 수분이 일어나며 여기서 보통 종자가 생긴다. 식물학자들은 이것을 ‘폐쇄화수정(비밀 결혼)’이라고 부른다. 모든 Violaceae는 씨를 정확하게 뿌리는 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게다가 씨 한 알 한 알에는 살집이 통통한 부위가 있는데, 이것은 개미들의 특별식이었다. 이 때문에 씨앗은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끌려 갈 수 있었다. 이것은 4가지 종 보존 가능성 중 하나이며, 이렇게 의도적이지만 조용한 방법을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
식물학에 관심을 보인 르네상스 화가들은 기독교를 묘사하는 경전에 당연히 제비꽃을 받아들였다. 제비꽃의 상징적 의미가 관찰자의 관점에서 보면 겸손과 겸양이지만, 예술가들이 이 식물을 정확하게 고찰하여 기독교의 바람직한 전파를 위한 비유로 사용했는지는 의문이다. 제비꽃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함께 묘사될 때, 보라빛 슬픈 색깔은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고통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막 시작된 기독교 교리의 전파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아름답고 우아한 모든 것을 성모 마리아의 상징으로 보았던 중세에 처녀는 그 자체로 찬송가에서 겸손을 나타내는 제비꽃으로 추앙되었다. 어두운 겨울이 지나고 재빨리 꽃을 피우는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제비꽃은 인류 역사 초기부터 젊음, 희망, 관심의 상징이다. 봄의 신이 대지를 넘어온 곳에서는 발 밑에 피어 있는 제비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은 꽃들은 아랍어로 ‘Guli Peigamber(장미의 예언자)’라고 불리며, 제비꽃은 사랑의 예감, 장미는 사랑의 충만을 의미한다. 위대한 예언자 모하메드는 그 안에 연약함과 강인함을 함께 지니고 있는 제비꽃을 그의 교리에서 힘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제비꽃의 영광은 모든 종교의 우위에 있는 이슬람교의 영광과 같다." 그리고 그는 이슬람 요리의 특별식인 제비꽃 셔벗 요리를 아주 세속적으로 칭송했다. "제비꽃 셔벗에서 특히 다른 것보다 뛰어난 점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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