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에 비스듬히 자란 버드나무가 있는데
서리처럼 흰 이파리들을 반짝이는 수면에 비치고 있지.
거기서 오필리어가 커다란 화환을 만들었단다.
미나리아재비, 쐐기풀, 데이지, 자줏빛 난초,
버릇없는 목동들이 상스러운 이름으로 부르지만
정숙한 아가씨들은 시신의 손가락이라고 부르는 꽃도
섞어서 화환을 엮었단다. 거기 늘어진 가지에 화환을
걸려고 기어오르던 중에, 고약하게 가지가 부러져서
화환도 떨어지고 오필리어마저 흐느껴 우는 개울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단다. 그애의 옷자락이 활짝 펼쳐져서
마치 인어처럼 한동안 그애를 물 위로 떠받쳤지.
그런 와중에도 오필리어는 노래를 불렀단다.
자신의 위급한 처지를 모르는 양,
혹은 애당초 물속에 사는 생물인 양.
그러나 옷이 곧 물에 젖어 무거워지자
노랫가락을 떼어놓고 그 가엾은 애를 끌어당겨
진흙에 묻었단다. - 4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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