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로이처 소나타, 미국 2008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8847
본질적으로 제 사랑은 한편으론 그녀의 어머니와 재봉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태만한 삶을 살며 먹어 삼킨 음식물의 과잉이 생산해 낸 것입니다. 뱃놀이와 허리가 잘록한 옷을 만든 재봉사 등등이 없었다면 볼품없는 제 아내는 실내복을 입고 집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고, 저는 일에 필요한 만큼만 음식을 먹는 보통의 삶을 사는 인간이 되었을 겁니다.
두 번째 싸움이 저를 더 놀라게 한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돈에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부유한 터라 돈에 대해서라면 관대했고 아내를 위해서 쓰는 돈을 결코 저는 아깝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뭐라고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아내는 제게 돈에 관한 독점권을 쥐고서 돈으로 자신을 지배하려 한다고 우겨댔습니다.
저를 더 두렵게 했던 것은 저 혼자 아내와 이런 끔찍한 관계에 있고 이 상태는 다른 부부들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런 상황이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임을 몰랐습니다. 다만 모두들 그것이 자신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불행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결혼 첫 주부터 제 무의식은 ‘내가 덫에 걸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결혼이란 것이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고 불행하면서도 매우 힘들고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저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모든 게 끝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인정하지 못했을 겁니다.)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제 자신을 속였습니다. 제가 당시 어떻게 그토록 제 자신의 실상을 몰랐을까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리의 이성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 밑에 감추어진 원인을 충분히 찾아낼 시간이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가 화해를 하기 위한 구실이 별로 없었다는 점입니다. 말도 했고 설명도 했고 심지어 눈물도 흘렸고, 또 때로는…… 아! 생각만 해도 역겹군요. 심하게 싸우고 나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미소를 짓고 키스를 하고 포옹을 하고…… 쳇, 추잡하군요! 어떻게 제가 당시에 이런 일들을 역겹다고 생각지 않았는지……
저는 형제와 친구, 그리고 아버지와 다퉈보았지만 그녀가 보여준 것처럼 특별하고 악랄한 적의를 발견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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