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 해설 https://www.culture.go.kr/knowledge/encyclopediaView.do?vvm_seq=7611
[나혜석의 세계 엿보기] 6회차_소설 '경희' 살펴보기 - 본 콘텐츠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https://youtu.be/FdZ0VrWAVPE
아직도 아픈 그 말, "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는 해서 무엇하니?" : 나혜석, 「경희」 / 정여울. 국립중앙도서관 2019 https://academic.naver.com/article.naver?doc_id=630797809
힘 있게 칼자루로 도마를 탁 치는 경희는 무슨 큰 결심이나 하는 것 같다. 경희는 굳게 맹세하였다. ‘내가 가질 가정은 결코 그런 가정이 아니다. 나뿐 아니라 내 자손 내 친구 내 문인들이 만든 가정도 결코 이렇게 불행하게 하지 않는다. 오냐, 내가 꼭 한다‘ 하였다. 경희는 껑충 뛴다.
저는 기어이 하던 공부를 마치기 전에는 죽어도 시집을 아니가겠다 하는데 그리고 더구나 그런 부잣집에 가서 치맛자락 늘이고 싶은 마음은 꿈에도 없다고 한다오. 그래서 제 동생 시집갈 때도 제 것으로 해놓은 고운 옷은 모두 주었습네다. 비단치마 속에 근심과 설움이 있느니라 한다오. 그 말도 옳긴 옳아.
아아, 다행이다. 경희의 넓적다리에는 살이 쪘고 팔뚝은 굵다. 경희는 이 살이 다 빠져서 걸을 수 없을 때까지 팔뚝의 힘이 없어 늘어질 때까지 할 일이 무한이다.
경희는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두 다리로 껑충 뛰었다.
경희의 정신은 황홀하다. 경희의 키는 별안간 이 늘어지듯이 부쩍 늘어진 것 같다. 그리고 눈은 모든 얼굴을 가리우는 것 같다. 그대로 푹 엎드리어 합장으로 기도를 올린다.
보십시오! 내 눈과 내 귀는 이렇게 활동하지 않습니까?
내게 있는 힘을 다하여 일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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