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옮긴 톨스토이의 '악마'는 펭귄클래식 '크로이체르 소나타'(이기주 역) 수록판이 출처이다.

Seated Demon, 1890 - Mikhail Vrubel - WikiArt.org





"내 말 좀 들어보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예브게니가 입을 열었다."이보게, 바실리 니콜라예비치, 내가 총각이었을 때 지은 죄가 있다네……. 어쩌면 이미 얘기를 들었는지도 모르겠군…….""스테파시카 말씀이시죠?""그래, 그렇다네. 제발 부탁이네, 그녀를 우리 영지의 인부로 쓰지 말아주게. 알겠지만, 나에게는 아주 불쾌한 일이네…….""그럼요, 알고 있습죠. 사무실 직원 바냐가 알아서 처리했는걸요."

그렇게 그 문제는 종결되었다. 예브게니는 그녀를 보지 않고 지냈던 지난 1년처럼 지금도 그렇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마음을 놓았다.

‘더군다나 바실리가 바냐에게 말을 하고 나서, 바냐가 그녀에게 이야기를 전하면, 그녀는 내가 그것을 원치 않는다는 걸 알게 되겠지.’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예브게니는 아무리 힘들다 해도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자 바실리에게 말했다는 게 뿌듯했다. ‘그래, 이 의혹과 이 수치심보다 모든 게 더 나은 일이야.’ 그는 그가 저지른 죄악을 회상하면서 머릿속으로 몸서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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