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작가가 쓴 책 '문학 속의 에로스' 중 마담 보바리.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에서는 로돌프 불랑제가 유혹자로 등장한다. 그는 이웃에 사는 지주로 어느 날 아픈 일꾼을 데리고 샤를 보바리의 진료실을 찾아오게 된다. 그는 이때 엠마를 처음 만난다.

"남편이란 작자는 멍청할 것 같군. 그녀는 분명 그에게 넌더리가 났다. 더러운 손톱과 덥수룩한 수염을 보니 사흘 정도는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인데. 그가 환자를 보살피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동안 그녀는 집에 앉아 양말이나 깁겠지. 정말 지겹겠군! 도시에 살면서 저녁마다 폴카를 추고 싶겠지. 가엽고도 귀여운 여자! 부엌 탁자에 놓인 잉어가 물을 그리듯이 그녀도 입을 뻐끔거리며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멋진 말 세 마디면 그녀는 사랑에 빠지고 말 걸, 틀림없어. 재미 좀 보겠는데! 하지만 그 다음엔 저 여자를 어떻게 떼어버린다지?"

아직도 시도를 거듭하고, 조심스럽게 탐색하고, 부분적으로는 무의식적인 조작을 하는 수많은 중간 어조들로 독자의 눈앞에 이제 시작되는 드라마를 천천히 드러내 주는 이런 단계적인 발전 과정이 플로베르 이전에는 이처럼 풍부하게 표현된 적이 없었다.

억세고 능숙한 남자의 손길에 이렇게 순진하게 넘어간 젊은 여인은, 자기보다 젊고 경험이 없는 애인 레옹에게는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녀가 성적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예전에 그토록 부드럽고 상냥하던 그녀가 이제 대단히 능동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