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카네이션 편에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 '카네이션'이 나온다. 여기의 카네이션은 매우 진한 빨간색이다.
By Aftabbanoori,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 『카네이션Carnation』에서 이브는 친구 케이트의 목을 간지럽히려고 날마다 교실에 꽃을 가져온다. 어느 날 이브(이 소설에서도 유혹하는 역할이다)는 정말 진한 빨간색 카네이션을 가져오는데, ‘와인에 담가 마를 때까지 둔’ 꽃처럼 화사하지만 인위적으로 보였다. 술에 넣으면 정향clove 풍미를 내기 때문에 카네이션을 ‘와인에 적신 빵조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사실을 맨스필드는 알았을까? 어쨌든 선생님은 (적절하게도) 프랑스 시詩를 읽고, 카네이션 향기는 교실을 가로질러 케이트에게 향한다. 케이트는 웃옷을 벗은 채 물을 퍼 올리는 남자를 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다. 향기와 소리, 시각의 황홀한 리듬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케이트는 "돌진하고, 치솟고, 의기양양한", 일종의 다중 감각 오르가슴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경험을 한다. 그 순간은 지나가지만, 이브는 알아차린다. 이브는 케이트의 블라우스 앞에 카네이션을 떨어뜨리면서 ‘기념품’이라고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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