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프로젝트에 실린 토빈의 단편 'LA강 이야기'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게이 커플의 일상이 담겨 있다. 각자 좋아하는 취향에 대한 디테일이 자세히 나온다. 코로나 집콕 커플의 일상, 거의 작가 본인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아주 잘 지내는 듯한 딴 커플의 생활을 온라인으로 엿보며 자기들과 비교하는 모습이 '리얼'하다.
사진: Unsplash의Maico Pereira
H와 나는 단 한 권도 같은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그의 제1언어는 프랑스어고 그의 정신세계는 사변적이었다. 따라서 어떤 방에서 H가 자크 데리다와 질 들뢰즈를 읽느라 바쁜 동안, 나는 다른 방에서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를 읽었다.
기분이 안 좋은 밤에는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하고, 고다르와 고도, 기 드보르에 대한 그의 상세하고 적절한 인용에 "그 영화는 쓰레기야! 내 지성에 대한 모욕이라고!"라고 대꾸하면서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때가 나와 H가 변화를 위해 서로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서로 좋아하는 책을 기꺼이 읽기 시작하기에 좋은 때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 - 콜럼 토빈, LA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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