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의 밤이 언급된 장면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야'를 연상시킨다. '백야'가 원작인 영화들도 가져온다.
‘인간의 마음속에 깃든 야수의 동물적 본능은 혐오스럽다. 그 동물적 본능이 있는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면 우리는 정신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그것을 경멸할 수 있다. 그 동물적 본능에 빠지든 빠지지 않든 우리는 이전의 상태 그대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동물적 본능이 미학이나 시학의 허울을 쓰고 찬양과 숭배를 요구하면 우리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간 못하고 거기에 완전히 넋을 놓게 된다. 그런 상태가 정말 끔찍한 것이다.’
밤이 되면 지상에 휴식을 주는 고요한 어둠은 없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흐릿하고 쓸쓸하고 부자연스러운 빛만이 존재하듯, 네흘류도프의 마음속에도 평온한 무지의 어둠은 더이상 없었다.
페테르부르크의 밤을 밝혀주는 그 빛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듯이 이 모든 사실을 밝혀주는 그 빛의 출처를 알 수는 없었다. 또한 그 빛은 아직 흐릿하고 쓸쓸하여 부자연스러운 상태이긴 했지만 그 빛이 밝혀준 이 세상의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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