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이 책의 네번째 꿈 나눔에서 한 참가자가 상추를 뜯고 주는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다른 참가자가 이 꿈 이야기를 들으며 상추가 나오면 태몽 특히 딸 낳을 꿈이라고 농반진반 반복한다. 그 꿈을 상추 위주로 대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콩나물해장국에서 머리카락이 나와 건지니 노끈이다. 노끈이 너무 길어 잡아 당겨도 계속 나오고 콩나물과 엉켜 있다. 잘라 버리려는데 칼이 없어 칼을 가지러 집에 갔다. (먹는 장소가 집이 아닌가 보다.) 칼을 들고 집을 나섰다. 텃밭에 상추가 있어 뜯는다. 운동장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가운데 아는 사람들이 보이고 무얼 해 먹는다기에 뜯은 상추를 주었다.
상추 꿈에다가 딸 태몽 해석이 언급되어 그런지 동화 라푼젤이 떠오르고, 길고 뒤엉켜 잘라야 할 노끈은 라푼젤의 긴 머리가 연상된다. 위의 꿈이 태몽이라고 의견을 낸 참가자의 개인사는 아래 옮긴다.
사진: Unsplash의King Lip
아마 제 가정사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버릇 없는 말일 수 있는데, 아버지한테 여자가 많았어요. 손가락을 다 꼽아도 부족할 정도였고, 그렇다 보니 배다른 형제들도 많았지요. 왕래는 드물었지만요.
저는 그런 가정에서 자라면서, 아버지처럼 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모로서 부끄럽지 않고요.
물론 저도 술 먹고 가끔 난리칠 때가 있어요. 목포 유달산에서 약 먹고 뛰어내린 적도 있지요. 그렇지만 아버지가 나한테 물려준 삶을 내 자식들에게 물려주진 않았어요. 그것만은 스스로에게 뿌듯해요. 자식들이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내일모레 장가갈텐데, 특별히 아이들한테 해준 건 없지만 반듯한 가정을 물려줬다는 데 대해서는 자부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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