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내가 이 책에서 먼저 읽은 '양탄자 무늬'와 마찬가지로 명성 있는 작가와 그의 작품을 열독하며 흠모하는 독자가 등장한다. 차이는 전자에는 3인칭 화자로서 작가가 관찰의 주체로 나서고, 후자에서 작가는 이해하고 도달해야 할 목표로서 대상이 된다. 






시간이 사라지고, 기회가 없어져 간다는 느낌이었다. 이제 자신에게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 하는 것을 다했으나 정작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했다. 그것은 파열이었다. 사실상 소설가로서 그의 경력은 끝났다. 그것은 강하게 멱살을 잡힌 것 같은 폭력이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자맥질했고, 세이렌의 손길에 잡힌 듯이 허구의 어두운 지하세계로 이끌려 들어갔다. 예술의 윤이 나는 거대한 수조인 그 세계에서는 기이하면서도 말없는 주제들이 표류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동기를 알아보았고 자신의 재주에 감탄했다. 비록 별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주는 그때처럼 빛난 적이 없었다.
- P263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을 추구해왔고 평생에 걸쳐서 그 문학과 나란히 걸으려고 애써 왔다. 그러나 마침내 오늘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가 지금까지 보인 것이라고는 방향 없는 움직임일 뿐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는 너무 늦게 성숙했고 너무 엉성한 성격이라 실수를 하며 그 스스로 깨우쳐야만 했다.

"그렇지만 전 다른 사람들의 과일보다는 선생님의 꽃을 더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보다는 선생님의 실수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휴 선생이 씩씩하게 말했다. "전 그 실수 때문에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행복한 당신은 그게 뭔지 모릅니다." 덴콤이 대답했다.
- P278

"선생님은 좀 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야 해요!" "아니, 아니, 나는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소. 나는 한 번 더 시도해 보고 싶소." "한 번 더 시도요?" "나는 확장을 원해요" "확장요?" "모르겠나요?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삶‘을 원해요." "선생님은 삶을 사시게 될 겁니다." "그렇게 피상적으로 말하지 말아요. 이건 아주 심각한 겁니다!" "삶을 살아가시게 될 거에요." "아, 그러면 더 좋지요!"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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