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판 '안나 카레니나' 역자 윤새라 교수의 논문 초록으로부터:[본 논문은 부활의 카튜샤 마슬로바가 톨스토이의 전작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여주인공들과의 접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형의 여성인물임을 논증하고자 한다. (중략) 무엇보다도 작가가 전작들에서 탐구한 가정의 행복과 불행을 벗어나 부활에서는 가정의 테두리 밖에서 여주인공의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도 카튜샤는 톨스토이의 신여성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720753 톨스토이의 신여성:『부활』의 카튜샤 마슬로바(2021)

Resurrection(1909) - A pictorial history of the silent sceen, CC0







‘다음 기차가 지나갈 때 뛰어들자. 그러면 다 끝나는 거야.’ 카츄샤는 소녀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생각했다. 카츄샤는 그렇게 결심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흥분 뒤 안정이 찾아올 때면 늘 그랬듯, 뱃속의 아기, 그러니까 그의 아이가 갑자기 몸을 꿈틀거리며 툭하고 차더니 온몸을 쫙 펴고는 뭔가 가늘고 부드러운 것으로 배를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과 그를 향한 적의, 그리고 죽음으로라도 그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 등,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머릿수건을 쓰고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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