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rthday, two women, 1950 - Fernand Leger - WikiArt.org
‘다음 기차가 지나갈 때 뛰어들자. 그러면 다 끝나는 거야.’ 카츄샤는 소녀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생각했다. 카츄샤는 그렇게 결심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흥분 뒤 안정이 찾아올 때면 늘 그랬듯, 뱃속의 아기, 그러니까 그의 아이가 갑자기 몸을 꿈틀거리며 툭하고 차더니 온몸을 쫙 펴고는 뭔가 가늘고 부드러운 것으로 배를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과 그를 향한 적의, 그리고 죽음으로라도 그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 등,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머릿수건을 쓰고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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