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그날은 이상했다. 잠 깨는 순간부터 마음이 어지러우면서 명백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차를 마셔도 산란한 마음이 수습되지 않고 책상에 앉아도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았다. 전날과 다를 바 없는 하루인데 느닷없이 마음에 거센 파도가 일면서 온 신경이 허공으로 분산되는 느낌이었다. 실내를 우왕좌왕 돌아다니다가 나도 모르게 리모컨을 들고 텔레비전을 켰다. 긴급 속보가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보도하고 있었다. 그 순간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으며 아침 내내 나를 휩쓸었던 불안감의 정체를 이해했다. 다음 순간 불안감은 울음과 함께 해소되기 시작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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