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로 돌아온 소설가 한강, 제주 4·3을 정면으로 바라보다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109071506001#c2b

두 자매가 마을로 돌아왔을 때, 시신들은 국민학교 운동장이 아니라 교문 건너 보리밭에서 눈에 덮여 있었어. 거의 모든 마을에서 패턴이 같아. 학교 운동장에 모은 다음 근처 밭이나 물가에서 죽였어.

얼굴에 쌓인 눈을 한 사람씩 닦아가다 마침내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았는데, 옆에 있어야 할 오빠와 막내가 안 보였대.

칼질을 하다 손가락에서 피가 날 때마다 생각났다고 엄마는 말했어.

섬에서 수장된 수천 명의 시신이 해류를 타고 쓰시마섬으로 떠내려갔으리라고 추정하는 논문을 읽었어.

다음 차례로 쓰시마섬에 가야할지, 칠십 년 전 해안에 밀려왔거나 도중에 가라앉은 유해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 막막하게 생각하던 즈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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