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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치 - 돈으로 살 수 없는 미래
마크 카니 지음, 이경식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평점 :

"선한 자본주의가 이긴다"
캐나다와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면서 어떤 나라보다도 성공적으로 금융위기를 해결한 금융의 최고 해결사 마크 카니는 말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에 기반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은 이런 기초 위에 다져진 자본주의도 결국은 선한 가치를 가져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정 재화의 가치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가치관을 반영하여 달라지는 가치평가 역설처럼 시장에 대한 가치의 평가와 사회의 가치관은 엄연히 다르다. 사실 가치는 어떤 것에 내포된 중요성 또는 효용성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간직할 만한 소중한 것을 말한다. 반면 가치관은 우리 삶의 행동 기준을 드러내는 판단의 기준을 드러낸다.
어떤 것의 가치 또는 어떤 사람의 가치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전적인 가치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가치의 매매논리에 대한 부분이 우리의 물질적인 삶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삶을 포함하여 삶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추세가 시장 경제를 벗어나 시장 사회로 이전했다고 표현한다. 이로써 모든 세대가 소득, 기회, 공정성 측면에서 상대적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가치관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치와 가치관의 위기로 인해 21세기의 세계는 신용 위기, 코로나 위기, 기후 위기 등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를 이겨내기 우해서는 가치와 가치관의 재정립이 필요하고, 이에 상응한 개인과 기업가, 투자자와 국가들의 역할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안전하고 단순하면서 공정한 금융시스템으로 이런 신용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G20의 여러 나라들과 다양한 시도를 한 저자의 경험을 상세하게 다룬다. 결국 개인을 우선시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적 자본주의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난생 처음 겪는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과 양상을 분석한다.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는 글로벌 팬데믹 양상을 보면서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 사전에 온갖 전조 현상으로 인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무거운 대가를 치루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의 침체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자리의 소멸을 가져왔다. 이를 계기로 냉정한 경제적 가치에 연대, 공정성, 의무, 공감 등의 가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 위기는 사실 세대 간의 문제다. 지금 우리가 겪는 폭우, 폭설 등으로 인한 빈번한 자연재해가 그 사례다. 하지만 더 큰 위기는 다음 세대에 올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신용 위기, 코로나 위기와 더불어 한 국가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위기다. 전 세계가 광범위한 합의를 토대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가장 큰 위기일지도 모른다. 기후 위기는 우리를 넘어 전 인류 및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가치와 가치관의 문제를 다루고, 그에 따라 파생하는 신용 위기, 코로나 위기, 기후 위기 등의 3가지 글로벌 위기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3가지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각 국의 정치지도자들, 기업들, 투자들의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3가지 위기를 이겨내 성공적인 경제를 지탱하는 가치관과 믿음은 역동성, 회복력, 지속가능성, 공정성, 의무, 연대, 겸손함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캐나다와 영국의 거대한 중앙은행 총재로서 국제 회의를 이끈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시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한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관통하는 3가지 위기를 직시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해결책으로서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강조한다. 물론 그 이면에는 가치와 가치관의 재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 본연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초가치를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