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 (스프링) - 하루 한 번, 삶의 물음에 쇼펜하우어가 답하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에이미 리 편역 / 센시오 / 2024년 8월
평점 :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현재 대한민국은 '쇼펜하우어 앓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서점에 출간되는 책들도 벌써 수십 종이 넘었다.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부터 다양한 저자들이 편집한 책들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왜 쇼펜하우어일까?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아는 철학뿐 아니라 문학, 고전, 언어, 종교, 수학, 화학, 물리학, 천문학, 해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우리 시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아침 7시에 일어나 냉수욕을 한 다음 오전에 글을 쓰고, 점심 후에는 철학과 문학 고전을 탐독하고, 4시에 산책하고, 저녁에는 연극이나 음악회를 관람하고, 자기 전에는 동양 고전을 읽는 일과를 28년이나 지속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운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비관적으로 본 염세주의자의 대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글을 보면 염세주의보다는 현실적인 조언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쉬운 인생은 없는 것처럼 누구나 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쇼펜하우어는 해박한 지식과 지혜를 통해 조언을 건넨다.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책으로만 읽다가 이번에 달력 형태로 된 명언집을 접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한 장씩 넘기면서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그가 매일 전해주는 명언과 함께 본인이 가장 사랑한 야곱 반 로이스달의 풍경화와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같이 감상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은 탁상용 달력 형태로 앞뒤로 인쇄되어 있다. 6개월 동안 한쪽을 열심히 탐독하고, 또 다른 6개월은 반대방향으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페이지는 쇼펜하우어의 문장을 소개하고, 그 아래 약간의 설명을 곁들인다. 그리고 페이지의 맨 하단에는 영어, 또는 라틴어 등의 원문의 문구가 새겨져 있어 언어 공부도 겸할 수 있다.
오늘 8월 31일의 아포리즘은 "흡족하게 제대로 해냈는지는 오로지 당신 자신만 안다"이다. 우리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고 목표를 세우면 원하는 시간에 완벽하게 끝내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도전을 받는다. 그렇게 도중에 적당히 마무리되면 스스로 타협하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결코 처음에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타협한 결과는 흡족하게 끝나지 않는다.
매일 아포리즘 하나씩 읽고 5분 이상 곱씹으면서 인생을 돌아본다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게 될 것이다. 글이 빼곡히 적힌 책을 읽다가 간혹은 간단하면서도 많은 울림을 주는 아포리즘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아침에 1번, 점심에 1번, 퇴근 전에 1번 보면서 마음에 새겨볼 생각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