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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가상 세계를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자오궈둥.이환환.쉬위엔중 지음, 정주은 옮김, 김정이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1월
평점 :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말이 아직은 어렵다.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들어봐서 생소하지는 않지만 익숙하지도 않다. 요즘 메타버스에 빠진 M세대들은 제페토(Zepeto)나 이프랜드(IFLand)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기존에 줌(Zoom)으로만 이루어졌던 강의도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이전을 준비하는 과도기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은 중국의 메타버스 전문가 3명이 의기 투합해서 2달도 안되는 정말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책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책의 내용이 깊다.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겼다.
저자들은 지극히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메타버스적인 방식으로 책을 구상하고 제작했다고 한다. 저자 3명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물리학을 포함한 자연과학에 능한 사람들인 것 같다. 책 내용에 물리학에 대한 이론들을 같이 풀어놓은 것을 보면 말이다.
저자들은 엄청난 통찰력과 일종의 사회적인 의무감으로 책을 저서하면서, 메타버스를 경제학, 사회학, 철학, 물리학, 미래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한 것 같다. 물론 중국에서 만들어진 책이라 우리나라에서 보는 관점과 조금 다르고, 사례 또한 생소할 수 있지만 메타버스의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추천사에 보니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 있어 같이 소개한다. 중국의 51월드 창립자 겸 CEO인 리이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10년을 주기로 기존의 패러다임을 대체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사회혁신과 진보를 이끈다고 말한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PC 인터넷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모바일 인터넷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였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봐도 이 말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정확한 통찰이다.
그리고 2021년부터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네이버에서는 '제페토(Zepeto)'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좌우할 패러다임으로 '메타버스'를 지목하면서 모든 산업의 궁극적인 디저털 전환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PC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에 탑승하여 부의 기회를 포함한 인생의 다양한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다면 메타버스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 동안 메타버스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그는 메타버스가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완전히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 아직은 모바일 인터넷 경제처럼 피부로 절실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이제 메타버스는 앞으로 10년를 지배할 경제현상, 사회현상, 문화현상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1999년은 대한민국에 2가지 혁신적인 문화가 탄생하였다. 바로 '싸이월드(Cyworld)'와 '아이러브스쿨(iLoveSchool)'이다. 아이러브스쿨은 페이스북보다 먼저 생긴 혁신적인 서비스다. 싸이월드도 개인적으로 메타버스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보면 혁신도 시대와 잘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한국인의 창조정신의 발현이 아닐까?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로블록스, 그리고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제페토 모두 어찌보면 2D의 싸이월드를 3D의 형태로 변환한 것에 불과한 게 아닐까? 싸이월드가 시대를 너무 앞서가지 않고 계속 성장했다면 우리나라가 메타버스의 강국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 6개 챕터는 메타버스에 대해서, 마지막 7장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다루었다.
1장에서는 메타버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적인 특성과 기반 기술에 대해, 2장은 M세대라 불리는 메타버스 주이용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공통적인 특징을 서술한다. 3장은 메타버스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로블록스 같은 게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은 기존 전통 경제학과 다를 수밖에 없는 메타버스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봐야 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밝힌다.
5장은 메타버스의 관리 기구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저자들은 메타버스는 정부와 같은 중앙집권적인 기구가 아니라 자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한다. 6장은 생태운영 플랫폼의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기반시설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한다. 마지막 7장은 이런 기술의 발전이 산업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설명되어 있다.
메타버스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내게 많은 인사이트를 준 책이다.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처럼 이제 누구나 사용해야 하는,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기술일 될 것임을 확신한다. 아니 이미 우리는 메타버스의 생태계에 들어와 있다.
우리가 하루 중 몸을 움직여 일하는 시간이 몇 시간이나 될까? 인터넷을 통해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실제의 나는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 있지만 내가 보내는 작업물이나 메일이 나를 대신해서 일을 해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메타버스의 정체다. 인터넷으로 내가 행하는 모든 일이 사실은 이미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라는 것이다.
갑자기 혼란스럽다!
이미 나는 메타버스의 생태계에 살고 있다. 더 이상 부정하기 힘들 것 같다. 리이의 말처럼 앞으로 10년을 지배할 새로운 패러다임인 '메타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