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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피니
코너 오클레어리 지음, 김정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29/pimg_7905012073359871.jpg)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 아마도 전세계 사람 누구나 알 수 있는 알려진 슈퍼리치들이다. 경제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있고, 미디어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자산 단위가 이미 조단위를 넘어서고 있고, 기부 금액 또한 엄청나다.
빌 게이츠는 한창 전성 시대에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은퇴해서 배우자와 빌 게이츠 기부재단을 세웠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미국 및 전세계의 다양한 분야에 자금 지원을 통한 기부를 하고 있다. 이런 빌 게이츠를 포함하여 미국 슈퍼리츠들의 기부에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책 <척 피니>의 주인공 '척 피니'다.
무일푼 청년 창업가에서 시작하여 9.4조의 재산을 기부한 진짜 부자라고 소개한다. 9조원의 재산도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기부 금액이 9조를 넘는다는 것은 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특히나 내가 만나본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기부에 생각보다 인색했다. 아마도 올해에 내가 만난 최고의 인물이며, 최고의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척 피니라는 인간에 대한 자서전이며, 자수성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이며,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성공 안내서라고 자신한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사업에 실패하고 성공하는 삶의 일대기를 약 500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담았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의 롤모델이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모두 은밀하게 기부한 억만장자 척 피니'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아마 쳐다보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세계 최고 부자들의 롤모델이라 불리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이끌었다.
저자는 척의 이야기를 책을 내기 위해서 척의 기부 일정을 동행했다. 미국 본토부터 영국, 프랑스, 베트남, 홍콩, 버뮤다 등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수십 명과 인터뷰했다. 척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데 척과 친한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척과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까지도 발 벗고 나서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척 피니는 고달픈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피니의 가족은 이웃을 보살피는 사람들이었다. 척 피니가 돈 버는 재주를 드러낸 것은 10살 무렵부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카드를 팔았고, 또 바쁜 우체부를 도와 크리스마스 편지를 부치고 몇십 센트를 더 벌었다. 그는 계속해서 돈 벌 궁리를 해내는 아이였다.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유년시절은 대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 물건을 파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 방법들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척 피니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팔고 우체부를 도와주면서 사업을 확장할 때는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소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과 달리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아이였던 것이다.
척 피니는 세계 최대 면세점 체인 DFS의 창업자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공항에서 면세품을 판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척은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면세점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서 1억명이 넘는 일본 인구의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일본에서 복무했던 척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일푼에서 시작하여 자동차 판매 사업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척 피니를 살린 것은 면세점 사업이다.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의 가도를 달린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들은 한결같이 같은 말을 한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라고. 이 말은 척 피니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여러 번의 부침은 있었지만 그는 조 단위의 재산을 만들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조단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척 피니가 살던 시대는 사실 인터넷을 통한 사업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조 이상의 재산을 모을 정도라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부자가 아닐까? 거기에 전 재산의 전부를 기부한 사업가라면 어느 누가 존경하지 않겠는가?
동양에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이 있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말을 가장 잘 실천한 슈퍼리치가 아닐까? 부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척 피니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한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