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는 숲 - 숲을 곁에 두고 나무만 바라보는 부모를 위한 12가지 철학 수업
이진민 지음 / 웨일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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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생 남자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녀를 낳아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는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아이들은 내가 자랄 때처럼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한다는 철학으로 도시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는 시골 학교를 보냈었다. 아이는 재미 있게 놀면서 뛰어놀 수 있는 그 학교를 매우 좋아했다. 둘째도.



문제는 사람이다. 전교생이 100명 남짓한 조그마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세력을 형성해서 아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2학년부터 시작된 고정관념은 학년이 올라가도 같은 애들뿐이라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이를 잘 설득해서 더 큰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지금은 아들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행복해 한다.



나도 저자처럼 이 험한 세상에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에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치열한 경쟁, 아이같지 않고 나쁜 것을 일찍 배우는 아이들, 환경 문제, 팬데믹 문제 등 아이들에게는 어느 것도 안전한 것이 없다. 이 책은 이런 세상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어령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 다이아몬드를 꺼내는 교육이 아니라 남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교육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광부가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깨내듯 우리도 아이들이 스스로에게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밖에서만 받아 들이지 말고 안에서도 무언가를 찾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저자는 인간은 평생 놀고 다치고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상처를 받는다. 마흔이 넘은 작가도 다친다고 말한다. 물론 나도 매일 마음을 다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칠 수 밖에 없다. 내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되,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내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은 성장을 위한 것이며 흠이 아니다. 보이는 상처를 보듬어 주고, 안 보이는 상처도 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남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용서를 구하도록 가르치라고 말한다.



내 아이가 상처를 받는 것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다만 부당한 대우로 인한 상처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수하고 상처 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잘 살펴 껴안아 주는 마음이 필요할 듯 하다.



저자는 아이들이 잘 듣고 잘 읽고 잘 쓰고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한다. 문제를 몇 문제를 맞추고 합격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의 대상과 방식이 바뀌어도 무조건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대답이 아닌 질문을 보는 것이다. 질문의 깊이가 사람의 깊이를 결정하고, 질문의 크기가 삶의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철학적인 말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영어단어를 외우게 하고, 수학 문제를 더 잘 풀도록 하기 위해 학원을 보낸다. 저자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잘 읽고 잘 이해하고 잘 표현하는 능력을 갈고 닦으면 그 아이는 어떤 기회든 놓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너무 현실에 매몰되어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저자는 놀이란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실전을 치르기 전에 핵심 기술을 배우고 연습해 볼 수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놀이는 주도성, 자발성, 즐거움, 무목적성의 특징을 갖는다. 아들들이 어려서부터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술술 대는 것이 신기했었다. 이는 아이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거워서 스스로 해낸 것이다. 놀이는 일이나 공부의 반대말은 아니라고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즐거움을 찾아서 하는 행위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를 되돌려 주고 싶다. 다만 그 놀이가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되는 것이 걱정될 뿐이다. 저자의 지혜를 빌려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면서 현명한 스마트폰 생활을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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