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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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1 ~ 62. "너희들은 등불 꺼진 저녁 같은 이 나라를 구해야 하는 사명이 있어. 공부를 하는 건 어둠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공부한 자들은 어리석은 백성들을 계도하고 나라를 찾기위해 노력해야 해. 쓸데없이 연애질이나 하며 청춘을 허비해서는 안돼.우리 한 명 한 명이 다 애국자가 되어야해."

역사를 접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서 역사적 인물을 통해서 만나는 역사 이야기가 가장 드라마틱 하다. 개인의 역사 속에 숨어있던 사회를 만나고, 역사 속에 숨어있던 개인을 만나는 즐거움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고 풍부하게 해준다. <하란사>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이름이다.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책의 표지에 하란사라는 인물을 소개한 글이다. 여성 독립운동가. 민족과 국가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훌륭한 독립운동가들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지금 하고는 비교도 안될 억눌린 삶을 살아 쓸 여성이 민족의 자유를 찾는 독립운동이라는 길을 걷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당시의 이름치고는 너무나 세련된 느낌의 이름인 하란사는 본명일까? 모르는 만큼 알아가는 설렘은 커진다. 설렘으로 하란사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알지 못하던 인물을 알아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그 인물을 다룬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재미와 흥미를 정말 잘 전해주는 작가 중 한 명이 권비영 작가이다.『덕혜옹주』가 그렇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제 <하란사>가 그 뒤를 이을 것 같다. 아니 확실히 이을 것이다. 엄청난 역사의 소용돌이에 매몰된 한 여인의 삶을 차분하게 하지만 적극적으로 들려주고 있어 소설이지만 무척이나 리얼하게 그려진다.

드라마틱 한 삶을 살았던 김란사의 이야기는 그녀 덕분에 사람다운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화영이라는 여인이 그녀를 회상하며 시작한다. 후처에서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신여성으로 변신하는 하란사의 삶은 이화학당에서 시작된다. 하란사라는 이름은 낸시와 남편의 성씨인 씨가 더해진 이름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난 하란사는 '자유'를 빼앗긴 민족에게 자유를, 독립을 주려 했고 '자유'와는 거리가 먼 여인들의 삶에 변화와 자신감을 주려 했다.

 

유학 후 이화학당에서 여성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나라와 여성들을 위한 삶을 살았던 하란사의 삶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의친왕을 만나고, 안중근을 만나게 한다. 또 다른 인물들과의 만남도 있다. 인물을 통해서 역사를 만나는 재미와 흥미를 제대로 맛보게 될 것이다. 하란사라는 인물이 역사 속 인물들과 어떤 인연이 닿아있는지 따라가는 흥미로운 추적을 시작해 보기 바란다. 그 누구보다 의미 있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았던 하란사를 눈에 보이듯 실감 나게 그려낸 권비영 작가의 글솜씨를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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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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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우리가 살아가는 데 다정한 공감과 따뜻한 위로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목부터 흥미로운 <나는 가끔 ㅡ 엄마가 미워진다>를 만나보았다. 책 표지에 있는 부제에 심리학이란 단어가 없었다면 가슴 시리게 하는 '엄마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심리학 책인데 가슴이 시리다. 아이에게 상처를 준듯해서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다. 이 책은 어렸을 때 입은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어 어른이 돼서도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은 부모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몰 트라우마를 설명하며 어려서 격은 육체적, 정서적 결함이 어른이 된 후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시작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애착 문제, 자기조절감 문제, 자기가치감 문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서적 상처를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해 보려 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부분에서는 상처 치유를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며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 배재현은 25년간의 상담 노하우를 내담자와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편안하게 전해주고 있다. 에피소드를 통해서 편안하게 심리학 이론을 접하면서심리학 읽기를 통해서 이론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들여다보기를 통해서 심리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고,시도해보기를 통해서 상처를 치유해보는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제목<나는 가끔 ㅡ 엄마가 미워진다>와는 다르게 읽는 내내 아이에게 잘 못했던 기억이 스쳐가 '내가 미워졌다' 정말 부끄럽고 안타까웠다. 아이가 어렸을 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린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이라면 꼭 만나보길 바란다. 가볍게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상처가 아닌 사랑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지금의 불안과 우울, 이유 없는 신체의 통증,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과 같은 고통이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p.7)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시간이 치유해 줄 수 있는 스트레스는 트라우마가 아니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도 자꾸 떠오르는 트라우마에 대해 알려주고, 심리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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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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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20년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오로라상 등 많은 SF상을 수상한 화제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두 작가(아말 엘모흐타르, 맥스 글래드스턴)가 6주 만에 완성했다는 점부터 색다른 소설이다. 시간 여행을 다룬 SF 소설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시간 자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쟁을 다룬 이야기는 접하지 못했었다.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간직한 시간의 가닥들을 둘러싼 가든과 에이전시 두 세력의 전쟁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받아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로 펼쳐내는 역할은 레드블루라는 요원들이 맡는다. 두 요원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편지가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시간 타래의 위, 아래를 오가며, 시간의 가닥을 풀었다 묶었다 하며 기원전부터 33세기까지를 오가는 레드와 블루는 양측을 대표하는 최정예 요원이다. 그런 그들이 장난처럼 서로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는 비밀을 혼자서 간직하는 글이라면 편지는 비밀을 누군가와 공유하는 글이다. 그런데 서로 싸우고 있는 스파이들에게 편지는 그 자체가 비밀일 것이다. 그러니 편지를 전달하는 비밀스러운 방법은 매번 상상을 초월한다. 나이테, 음료 등에 숨겨놓은 편지는 어떤 모습일까? 편지에 담긴 내용만큼이나 흥미로운 요소이다. 둘의 비밀인 편지를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접하게 될지 알게 되는 즐거움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이 소설은 많은 특색 있는 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적의가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블루와 레드의 편지 내용이 가장 특별했던 것 같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편지였다.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인문학적인 폭넓은 인용까지 보여주고 있어서 SF 소설의 새로운 모습을 본듯하다. 인공 자궁에서 자라고 소크라테스와 군대 동기인 레드와 블루는 자신들의 삶을 통해서 역사를, 인류를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 하지만 잉카문명의 멸망을, 명나라의 흥망을 가정해보는 그들의 생각을 보면서 역사를, 새로운 시간의 매듭을 그려본다. 시간의 가닥을 따라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아주 먼 미래에서 온 최첨단 스파이 블루와 레드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어떤 시간의 가닥으로 또 어떤 매듭을 만들어낼지 꼭 만나보기 바란다. 단순해 보이지만 특별한 새로운 느낌의 색다른 환상적인 세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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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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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0. 우린 살면서 절대 설명할 수 없는 순간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땐 침묵해야 한다. 입을 여는 순간 거짓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한 여름 더위를 식혀줄 재미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8월의 태양>마윤제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그동안에도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던 작가의 작품이어서 더욱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동해에 있는 강주에 살고 있는 열여덟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과거 열여덟이었던 엄마와 친구들 그리고 현재 열여덟인 아들과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강주의 항구 북항에서 펼쳐지는 '뱃고놀이'축제를 배경으로 동찬과 친구들을 둘러싼 세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찬은 소위 말하는 금수저로 언덕 위 저택에 사는 소년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고래잡이배와 함께 가라앉고 나서 동찬의 상황은 모든 게 바뀌게 된다. 그때쯤 강주 폭력 조직의 보스 강태호가 동찬의 집에 찾아오고 엄마와 결혼을 하게 된다. 사춘기 소년에게 어떤 설명도 없이 주변 상황은 엄청나게 빠르게 변한다. 그리고 그 속도만큼 빠르게 이야기도 전개된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게 된다.


​p.57. "그는나쁜 사람이에요." 어머니 얼굴에 회한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런데 어머니 입에서 전혀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엄마에 대한 반항으로 방황의 길을 나선 동찬에게 친구가 생긴다. 작가를 꿈꾸는 소녀 윤주, 조직의 보스를 꿈꾸는 태석 그리고 동찬에게 바이크를 가르쳐주는 최호, 모범생 상윤까지. 이 작품 속에서 각자의 개성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특히 윤주는 이야기의 무게를 두 배는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동찬에게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거두게 했던 윤주가 더 큰 그림자가 되어 동찬을 감싸게 된다. 열여덟 서툰 청춘들이 만들어내는 좌충우돌左衝右突 성장 이야기를 만나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책의 후미에 실린 작가의 말을 통해서 작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여덟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걸까.(p.336) 친절한 작가가 답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청춘의 시작점 열여덟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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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4 : 세조·예종·성종 - 백성들의 지옥, 공신들의 낙원 조선왕조실록 4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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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나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준 역사학자 이덕일의 <조선왕조실록> 네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왕조를 다룬 중국의 역사서는 당대가 아닌 후대에 만들어져서 당대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선왕조실록과는 그 내용이나 가치 면에서 비교불가라고 한다. 그 비교불가한 『조선왕조실록』의 내용과 가치를 쉽고 편안하게 만나볼 수 있는 책이 이덕일의 <조선왕조실록>이다.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개인적으로 조선왕조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왕 세명을 다루고 있다. 세조, 예종, 성종.


왕이라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서 인간이길 포기한 세조와 조선시대 암살된 왕이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왕 예종, 그리고 그의 업적만 보면 그 어떤 왕에 뒤지지 않지만 절제를 몰랐던 여성편력으로 모든 이미지를 깎아먹었던 성종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정말 놀라운 역사를 간직한 왕 들이다. 계유정난, 공신들과 등을 진채 개혁 정치를 꿈꿨던 예종의 죽음, 조선 선비들의 비극 사화의 시작인 훈구와 사림의 대립 등 의미 있는 역사적인 변곡점을 접할 수 있다.


조카인 단종을 죽음으로 내몰고 왕위를 차지한, 정통성과는 멀어진 세조가 키운 공신이라는 권력이 조선을 망하게 하는 시작이 된 시점이다. 그 시점을 지우려 했던 왕 예종은 공신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의심을 강하게 한다. 거기에 조선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은 왕 연산군의 단초를 제공한 성종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조선왕조실록』에 적혀있는 내용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랬다면 이야기는 조금 덜 재미있고 조금 덜 흥미로웠을 것이다. 저자는 야사라 불리는 책들의 내용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가 가지는 의미도 배가시키고 있다. 실록에서 다룬 양이 많아서인지 이 책 분량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신들과 정통성을 상실한 왕 세조의 이야기는 잘못된 권력이 만든 슬픔과 아픔을 보여준다. 정권 창출에 기여한 역할을 보상받으려는 자들의 악행이 어디서 많이 본듯해서 씁쓸하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한다. 그런데 반복되는 역사는 이상하게도 나쁜 쪽의 역사다. 세종과 같은 성군도, 이순신과 같은 애국자도 찾기 어려운 오늘이다.


그래서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 네 가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제시한 이 책<조선왕조실록>을 읽는 법을 통해서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째. 우리 사회나 한 조직의 앞일을 예측할 수 있는 청사진으로 삼을 수 있다.

둘째. 자신이 속한 사회나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셋째.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우리 개개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넷째.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다. 


"다산초당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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