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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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8. "자신이 행복한지 자문하는 순간 행복이 사라진다."

       "우리는 로빈슨크루소의 행복을 믿지 않습니다. 모든 행복은 관계 속에 있어요."

인생은 '행복'해야 한다고, 살면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다양한 매체로부터 보고 들었다. 그래서일까? 행복한 삶을 다루고 있는 자기개발서나 에세이가 너무도 많다. 그런데 그 책들의 대부분이 행복이 내 안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행복하지 않은 삶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무책임한가? 우리 아이들이 학원에 치여사는 것이 아이들 자신의 잘못인가? 이번에 만난<복의 지도>를 쓴 에릭 와이너는 이 책의프롤로그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행복은 우리 내면이 아니라 저 바깥에 있다(p11) 고. 행복으로 떠나는 철학 여행이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책은 참 특별한 책이다.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한다. 보통 여행은 행복과 통하니 두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행이 주는 행복이 아니라 행복을 추적하는 여행 이야기이다. 행복한 나라에 도착해서 그들이 왜 행복할까? 의문을 풀기 위해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나라들의 문화와 사회를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행복의 조건을 찾아떠났던 여행의 종착역은 미국이다. 미국의 행복지수는 평균 정도이다. 그럼 왜 미국이 종착역이 된 것일까?


p.7.행복은 기분 좋은 부수효과, 좋은 인생의 부산물이다.


행복 여행의 시작은 세계 행복 데이터 베이스가 있는 네덜란드이다. 마약의 일종인 헤시시와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에서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가 만나고 대화하는 모든 이들을 꼭 내가 만나고 있는 듯하다. 정말 굉장한 몰입도를 보이는 책이다. 아마도 행복에 대한 생각이 나와 비슷한 까닭일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을 솔직하게 평가는 장면에서는 이 책이 스위스에 출판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박하게 평가하더라도 스위스 국민들은 행복하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데 행복에 이유가 필요할까? 행복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깊이 있는 생각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행복한 나라로 가는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나라는 부탄이다. 행복이 국가 정책인 나라, 담배 판매는 금지이고 술은 군대에서 만드는 독특한 나라, 그리고 돼지에게 마리화나를 먹이는 나라. 그런 나라가 부탄이다. 과거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행복 지수는 자유, 관계, 관심 등의 적당한 조화일 것 같다. 부탄에서 만난 행복은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가슴을 뛰게 한다. 여러분도 부탄이 가진 행복의 조건을 만나보기 바란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까닭은 저자의 유쾌한 유머와 산듯한 위트가 수시로 상쾌한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행복의 모습은 방종이 아닌 자유이고 엄격한 규제가 아닌 자유로운 선택이다. 자유로운 사람들이 자유롭게 맺은 관계가 건강한 사회와 문화를 만든다. 그리고 그 위에 행복이 자리한다. 누군가 알려주는 행복은 쉽고 편하다. 하지만 그들이 알려준 행복이 내게도 행복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들려준 행복 이야기들이 더욱 소중하다. 각기 다른 사회와 문화, 역사적 배경을 가진 국가에 사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국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 행복의 조건을 찾아 나서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여행길을 함께 하길 바란다.


"어크로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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